Practical Issue · 004

상속 · 유언

유언공증한 부동산을 생전에 팔았다면, 유언은 없어질까?

유언 목적 부동산이 생전에 처분되었다고 해서 곧바로 유언이 철회되는 것은 아닙니다. 유언의 내용과 매도 경위, 매매대금의 흐름까지 함께 살펴야 합니다.

핵심 판단

유언으로 받기로 한 부동산이 생전에 매도되었다고 해서 유언이 자동으로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매매대금에 기존 유언의 효력이 당연히 이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실제로는 유언의 내용, 부동산을 처분한 경위, 대금의 처리와 사망 당시 남아 있던 재산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유언 후의 생전처분이 기존 유언과 충돌하는 경우

민법 제1109조는 유언 후의 생전행위가 기존 유언과 저촉되는 경우, 그 저촉되는 부분의 유언은 철회한 것으로 봅니다. 따라서 특정 부동산을 자녀에게 주겠다고 유언한 뒤 그 부동산을 제3자에게 매도했다면 유언 철회 여부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다만 부동산을 팔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결론이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기존 유언과는 별개로 재산을 새롭게 처분하려 한 것인지, 아니면 재산의 형태만 부동산에서 돈으로 바뀌었을 뿐 기존의 재산배분 의사는 유지하려 한 것인지를 살펴야 합니다.

최근 대법원은 매도 사실만으로 유언 철회를 단정하지 않았습니다

대법원 2026. 6. 24. 선고 2024다260146 판결에서도 유언자가 부동산에 관한 유언을 한 뒤 그 부동산을 매도한 것이 문제되었습니다. 원심은 그 매매가 기존 유언과 저촉된다고 보았지만,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했습니다.

부동산을 처분했더라도 그 처분대금 등에도 기존 유언의 효력을 미치게 하려는 의사가 있었는지를 함께 살펴보아야 하고, 단순히 부동산을 팔았다는 사실만으로 유언 철회를 쉽게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입니다. 그렇다고 매매대금에 유언의 효력이 언제나 그대로 이어진다는 의미도 아닙니다.

유언의 내용과 처분 경위, 매매대금의 흐름을 함께 봅니다

특정 부동산 자체를 어느 자녀에게 주려는 유언인지, 전체 재산을 일정한 비율로 배분하려는 취지인지에 따라 매도 후 해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매각이 유언 당시부터 예상된 절차였는지, 수년 뒤 별개의 필요에 따라 새롭게 이루어진 거래인지도 의미가 있습니다.

돈의 흐름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언자가 계약금을 자신의 계좌로 받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철회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매매대금을 자신의 일반재산처럼 관리·사용한 사정이 있다면 새로운 생전처분이라는 주장에 힘을 보탤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매도 후에도 대금을 기존 수증자에게 귀속시키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면 유언 유지 쪽의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사망 당시 남아 있던 재산의 형태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언자가 매매대금을 모두 받아 다른 용도로 사용한 뒤 사망한 경우와, 잔금을 받기 전에 사망하여 부동산의 경제적 가치가 미수령 잔금채권의 형태로 남아 있는 경우는 같지 않습니다.

후자의 경우 수증자 측에서는 부동산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매매대금을 받을 권리로 형태만 바뀌었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사건에서는 유언공정증서뿐 아니라 매매계약서, 계약금·중도금·잔금 지급내역, 대금 수령계좌, 매도 전후의 문자나 녹취 등을 시간순으로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관련 기준

민법 제1109조

대법원 2026. 6. 24. 선고 2024다260146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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